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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리뷰/웹소설 리뷰

[로판리뷰] 어린 왕자의 밤

by 치즈하이 2020. 6. 1.

 

 

 

 


어린 왕자의 밤

작가 - 자은향 / 마지노선

평점 - ★★★★


 

 

어린 왕자의 밤은 자은향, 마지노선. 두 작가님들의 연하남!!! 키워드의 단편집입니다. 

<짐승을 버리던 날 - 자은향> <죽은 왕자의 초상 - 마지노선> 이렇게 두 편의 소설이 담겨있습니다. 두 소설 모두 어린 왕자가 중요한 키워드라 아마 책 이름이 어린 왕자의 밤이라고 지어지지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짐승을 버리던 날>

 

 

벙어리로 태어난 어린 황자와 제국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살인귀의 딸이 황제의 농간으로 부부가 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합니다. 황자 키리온은 말을 못한단 이유로 황족에게 핍박받고 귀족들에게 무시당합니다. 그런 어린아이에게 황제는 덜컥 부부의 연을 이어줍니다. 상대는 어린 아이, 남자, 여자, 노인 가리지 않고 죽인 어느 백작의 딸 이자벨라 케일런입니다. 어머니는 처형당하고 혼자 살아남아 백작이 된 그녀는 모진 고초를 겪다가 덜컥 남편이 생긴 셈이죠. 첫날 밤, 이자벨라는 카리온을 지켜주고 계속해서 그와 자신이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게다가 그에게 자신이 아는 많은 지식을 나눕니다. 둘은 지하에 감옥과도 같은 곳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1년을 함께합니다. 그러다 황제가 카리온을 서부 전쟁터로 밀어넣으며 헤어지게됩니다. 이자벨라는 자신의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죽인 공작부인의 집, 바로 공작의 집에 가게됩니다. 노예로 말이죠.

 

그곳에서 이자벨라는 죽고싶었으나 죽지못했고 하루하루 고달픈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카리온의 승전소식이 전해지게 되었고 그 반가운 소식마저 뜸해졌을때 공작저의 문이 열렸습니다. 카리온이 모든 황족의 목을 베고 이자벨라를 데리러 온거였죠. 게다가 말도 하면서요. 스스로 황좌마저 넘기겠노라 애절하게 매달리는 카리온에게 이자벨라는 외면하지 못하고 그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어떻게서든 이자벨라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카리온은 계속해서 집착하고 매달리죠.

 

자은향 작가님이 그려나가는 글은 덤덤하지만 노골적으로 파고들며 잔인하게 묘사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는 그런 글입니다. 카리온은 귀여우면서도 영악한, 하지만 실은 굉장히 무서운 성정의 소유자로 그려지는데 과연 상처많은 이자벨라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다가도 결국 너네는 헤어지기 글렀다, 라는 감상이 남았네요. 솔직히 말해서 이자벨라의 환경은 황궁밖에서는 워낙 극한의 상황이라 카리온의 곁이 아니면 편안하게 살긴 그른 느낌이 있죠. 모두가 그녀를 살인자의 딸이라고 멸시하지만 카리온에게 이자벨라가 살인자의 딸인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테니까요. 지하실에서 그녀가 마치 영웅처럼 멋드러지게 꺼내준건 아니지만 오히려 같이 있어줬죠. 1년의 시간동안 두 사람은 좁은 한칸짜리 방에서 쏟아지는 절망을 함께 모른척했으니까요. 둘은 서로의 치부를 유일하게 아무렇지 않게 흘겨보고 말 그런 사이입니다. 아마 어느날 두 사람은 덜렁 황궁을 벗어나 진짜로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살게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죽은 왕자의 초상>

 

 

왕실이 쇠퇴하고 반군의 장교 나단 파르네세는 오래전 사라진 왕자를 찾기위해 그의 초상화를 그렸던 이네스를 찾습니다. 이네스는 어느 외곽의 저택에 갇혀 다시 왕자의 초상화를 재현해내라는 명령을 받게 되지만 쉽게 실행하지 않죠. 그녀는 나단과 다시 한번 접촉하기 위해 단식을 불사하고 결국 두 사람은 다시 얼굴을 마주합니다. 결국 이네스는 나단에게 그림을 그리겠다고 항복합니다.

하지만 이네스는 그 어린 왕자와 말못할 추억을 가지고 있었죠. 그 옛날 여름, 외국으로 팔려나갈 처지에 놓인 선황의 아들이자 골칫덩이 왕자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그녀의 스승과 선배들은 모두 꺼려했고 결국 그녀가 나서서 그리게 됩니다. 하지만 왕자는 쉽게 얼굴을 보이지 않았고 어느날 이네스가 나무를 타고 창문을 뛰어넘어 두 사람은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이네스는 쉽게 협조하지않는 왕자의 초상화를 그 해 여름 힘들게 그려냈습니다.

 

이네스는 나단에게 그림을 그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쉽게 왕자의 초상화를 그려내지 못합니다. 또렷하게 기억은 나나 그대로 캔버스에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네스와 나단은 계속해서 가까워집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주인이 없는 왕성으로 거처를 옮기고 계속해서 밤을 함께 보내죠. 그리고 나단은 그녀에게 어떤 날은 다정하고 어떤 날은 소중하게 대하고 어떤 날은 놓치기 싫은 사람처럼 굽니다. 마침내 이네스는 나단에게 묻습니다.

 

뒷 부분은 직접 소설로 봐야할거같아 스포하지 않으려고합니다. ^.^ 일단 너무나도 평이 좋은 단편이고 저도 읽었을때 어떤 부분에서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인정받는 화가가 되고싶은 이네스와 원래 제것이었던 왕좌를 빼앗기고 타국으로 밀려나야했던 비운의 왕자 엔리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반란을 성공으로 이꾼 반군의 장교 나단.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방식이 독특하죠. 어느 부분도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에, 또 그 전개속에서 어느 순간 얻는 깨달음이 후반부까지 강렬하게 남습니다. 게다가 엔딩 부분은 또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또 보다보면 역시 연하남이,, 좋긴 좋지,, 라는 생각이 얼마나 들던지ㅎㅎ 다들 놓치지 말고 꼭!!!! 보시길 바랄게요! 추천 꽝꽝입니다. 부디 즐기세요~ ^.^ 오늘의 치즈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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